크론병 먹어도 되는 음식 — 19년차 환자의 안전식 리스트 (실패한 음식 포함)

크론병 먹어도 되는 음식 — 19년차 환자의 안전식 리스트 (실패한 음식 포함)

크론병 진단을 받고 제일 먼저 검색했던 게 “크론병 먹어도 되는 음식”이었습니다. 19년이 지난 지금, 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.

“모두에게 통하는 리스트는 없다. 하지만 시작점은 있다.”

크론병은 사람마다 안 받는 음식이 정말 다릅니다. 그래서 이 글은 “이거 드세요”가 아니라, 19년간 제 몸으로 테스트한 결과와 나만의 리스트를 만드는 방법입니다.

제 기준 안전식 (관해기)

수술 후 저는 회사 점심을 매번 한식 위주로 먹었습니다. 회사 근처 한식뷔페 단골이 된 이유죠. 제 안전식 목록은 대략 이렇습니다.

  • 흰쌀밥, 죽, 누룽지 — 활동기든 관해기든 기본
  • 맑은 국 (미역국, 소고기뭇국, 계란국 등 맵지 않은 것)
  • 구운 생선, 삶은 고기 — 튀기지 않은 단백질
  • 계란 — 저에게는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
  • 잘 익힌 채소 (나물류, 찐 채소 — 생채소보다 익힌 것)
  • 두부
  • 바나나, 잘 익은 과일 소량

제가 피하는 것 (제 몸 기준)

  • 맵고 짠 음식 — 수술 후 아예 끊었습니다
  • 튀김, 기름진 음식
  • 야식 — 음식 종류보다 ‘먹는 시간’이 문제였습니다. 수술 후 야식은 손에 꼽을 정도로만
  • 술 — 대학 시절 낭만이라 생각하고 즐겼고, 그 대가를 장 1m로 치렀습니다
  • 날음식 — 케이스바이케이스인데, 이건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

‘나만의 리스트’ 만드는 법

19년간 해보니 이 방법이 제일 확실했습니다.

  1. 한 번에 하나씩만 새 음식을 시도 — 두 가지를 같이 먹으면 뭐가 문제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
  2. 먹은 것과 다음 날 컨디션을 기록 — 저는 메모 앱에 씁니다. 3주만 쌓여도 패턴이 보입니다
  3. 활동기와 관해기 리스트를 분리 — 관해기에 괜찮던 음식도 활동기엔 다릅니다. 활동기엔 리스트를 죽·미음 수준으로 확 좁힙니다
  4. 컨디션 나쁜 날 새 음식 시도 금지 — 데이터가 오염됩니다 (직업병 같은 표현이지만, 정말 그렇습니다)

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

고백하자면 저도 2주에 한 번은 배달음식을 먹었습니다. 19년을 계속 가야 하는 식이관리에서 100점을 목표로 하면 지칩니다. 평소 90점을 지키고, 가끔의 10점을 스트레스 없이 받아들이는 게 저의 유지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.

다만 그 ‘가끔’도 활동기에는 예외 없이 참습니다. 몸이 신호를 보낼 때의 일탈은 일탈이 아니라 자해라는 걸, 저는 수술대 위에서 배웠으니까요.

여러분의 안전식/지뢰 음식은 무엇인가요?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서로에게 큰 데이터가 됩니다.

※ 크론병 식이는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. 이 글은 개인 경험이며, 식단 변경은 주치의·영양사와 상의하세요. 특히 활동기·협착이 있는 분은 식이 제한이 다를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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